20년 전에 집구석에서 리니지 처 하고 있었는데
작은 누나가 깨끗이 씼은 적포도 한 접시를 들고는 문을 열었다.
'포도가 달다 먹으면서 해라.'
'응. 고맙다 누나야.'
그렇게 게임하는 나를 빤히 바라보던 누나가 나가다 말고 다시 돌아보며 한마디 하더라.
'캐릭터를 키우지 말고 실제 니 자신의 레벨을 올려보는게 어떻노? '
순간 오.. 기발한 생각인데? 싶어서 뒤를 돌아 작은누나를 봤는데
걱정스런 눈빛으로 여전히 날 빤히 바라보고 있더라.
순간 며칠째 집구석에서 게임만 했던 나 자신에 대한 자괴감과 가족들에게 너무 미안한 감정이 들더라.
작은누나의 눈을 바라보기가 죄송스러워 알겠다 누나야 하고는 게임을 껐다.
다음날 용접조공자리를 알아보고 일을 시작했지.
운 좋게 취업해서 2년차에 용접사 머리 올리고 지금까지 용접사로 일하고 있다.
20년간 순탄했던건 결코 아니다. 돈도 떼여봤고 기술 배운답시고 좆같은 사이코패스들에게 이용당하고 정체도 했다.
그럴 때 마다 리니지로 치면 무기 지르다가 날렸고 몹사 당했네. 다시 마을로 돌아가서 새롭게 일어서자 하는 유치한 생각으로 버텼다.
훗날 리니지에 다시 접속해보니 내가 할때랑 너무 달라져 있더라. 10여년의 세월동안 다른 게임이 되어있더라고. 봐도 모르겠더라.
추억이고 뭐고 그냥 돈먹는 합법적 카지노더만.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작은누나의 한마디가 아니었으면 난 지금쯤 뭐가 됐을까?
그냥 걱정스런 가족의 말 한마디에 내 인생이 최소한의 사람구실은 하면서 명절날 부모님께 수백씩 용돈도 드리고
부자는 아니지만 타고싶은 차 살고싶은 집 착한 마누라와 협력해서 나름 꾸려가며 살고있다.
나이가 50을 향해 달려가는 요즘 이런 생각이 든다.
주식 대박 코인 대박 부동산 대박 유튜브 대박
SNS를 보고 남들 잘 사는걸 보면서 나는 왜 이럴까? 하는 시간에 현관문 밖으로 발 한번 내딧고 무슨 일이 됐건 실제로 경험을 해보길.
내가 20대때는 지금처럼 SNS가 발달하지 않았다. 그래서 다들 사는게 비슷해 보였지.
그거 어찌보면 다 별볼 일 없다. 내가 리니지 하던 시절 부럽던 고랩들도 알고보면 대출에 부모님 등골 뽑아가며 마련한 장비고 레벨인 경우가 많더라.
요즘 젊은이들에게 SNS는 옛날의 리니지같다.
사진속 나를 키우려 하지 말고 실제 나를 아름답게 가꾸어가보자.
힘내라 대한민국 젊은 보수들이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