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나는 무신론자라서 샤머니즘이나 미신 혹은 무당, 점, 관상, 사주팔자 아예 안 믿어. 근데 살면서 내가 겪은 몇 가지 기이한 이야기가 있긴 한데.. 사실 아마 말해도 안 믿을꺼야.

내 친구의 이모가 있는데, 신끼가 있어. 남편을 송곳으로 찔러 죽여서 감옥에서 근 십년정도 있었던걸로 들었어. 그렇게 말로만 듣던 그 이모라는 사람이 어느날 출소한 후에 지낼 곳이 없어서 내 친구네 집에서 같이 살았거든. 살인을 한 사람이라고 색안경을 끼고 봐서 그런가.. 정말 음산하다는 말이 어울리는 그런 사람이었어.

평소와 별반 다르지않게 토요일밤에 그 친구네 집에 놀러가서 잤어. 그 친구랑 그 친구형이랑 나랑 이렇게 셋이서 방에서 새벽까지 안자고 이빨까고 노는데 어머니 방에서 우당탕탕 그릇 깨지는 소리가 들려서 우리 셋 다 뛰어갔지. 친구의 형이 우리보다 2살 많았는데 정말 개구장이였어. 그 때만 하더라도 웃으면서 도둑새끼다! 도둑 잡으러 가자 출동이러면서 셋이서 웃으면서 뛰어갔었어..

문을 여는 순간 정말 내가 꿈을 꾸는건지, 아니면 헛것을 보는건지 싶더라. 친구 어머니가 자기라고 해야하나? 도자기 같은거 좋아하셔서 티비 옆에다가 장식품처럼 서너개를 놓아뒀거든 그 중에 하나는 이미 깨져있고, 나머지 도자기 2개 (상당히 큰 거여서 무게도 꽤 나가)가 허공에 떠있는거야.

친구 어머니는 주저앉자서 잔뜩 겁을 이미 먹은 상태였고, 우리 셋은 그 자리에서 그대로 약속이라도 한 듯 얼어붙었어. 그 이모라는 사람은 이상한 말도 안되는 주문같은거를 부르르 떨면서 외우고 있었고, 잠시 후에 그 방에 있는 큰 장롱에서 밑도 끝도 없이 연기가 새어나오더라.

내 기억으로는 그 매케한 연기를 맡고서 순간적으로 다들 정신이 잠시나마 들었던 것 같아.
그 때 내 친구의 형이 겁도없이 손을 내밀어서 장롱 문을 열었는데 거기서 불길이 일어나고 있더라. 나랑 내 친구는 둘 중에 누가 먼저 외쳤는지는 모르겠는데, 불이야 불이야 라고 크게 외쳤고 밖으로 뛰쳐나갔어

그 집 윗층에 또 다른 친구가 한 명 더 살았거든. 본능적으로 그 친구집에 찾아가서 불이 났다고 막 미친듯이 소리 쳤던 것 같아. 친구네 아버지랑 할아버지 등등 온 가족들이 다 일어나서 난리도 아니었어. 119에 신고해서 소방차도 오고 그 새벽에 마을이 쑥대밭이 되었어. 근데 개네 어머니가 우리들을 따로 부르더니 돈 만원씩 주면서 오늘 봤던거 절대 말하지 말라고 하더라고.

그때가 내가 초등학교 5학년이었어. 어린 나이에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말하면 왠지 안될 것 같은 분위기여서 우리는 소방관 아저씨들이 물어봐도 모른다고 발뺌했어. 자고 있다가 연기가 나서 집 밖으로 도망쳤다라고 밖에는 말 안했어. 그 뒤로 그 이모라는 사람이 너무 무서워서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그 친구네 집에 안 놀러갔어. 자연스레 그 친구랑도 멀어지고.. 그 뒤로 나도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어. 그렇게 십년 남짓한 시간이 흘러 버렸어.

 

내가 스물살 중반 무렵의 어느 날 밤이었어. 평소 때처럼 잠자리에 들었어. 근데 꿈 속에서 그 친구가 나온거야. 그 친구는 그 날 이후로, 정확히 말하자면 초등학교 이후부터는 연락이 끊켰거든. 가끔 생각나서 친구들한테 물어봐도 다들 연락하는 사람이 없더라고. 그러니까 내 꿈 속에 나온것도, 만난 것으로 따지면 거의 근 십년만이었어.

꿈의 내용은 그 친구가 교통사고로 죽는거였어. 어릴 때 많이 친했던 친구이기는 하지만 초등학교 이후로는 교류가 없다보니까 그 친구에 대해서 감정이랄까? 우정? 그런 것도 사라진 상태였는데, 꿈 속에서 정말 펑펑 울었던 것 같아. 꿈에서 깨어나서도 한동안 진정이 안되서 어깨가 들썩거릴정도로 울었었어.

배게가 흠뻑 젖을정도로 울었으니까 어느정도인지 알꺼야. 그리고 몇 일 지나서 평소때와 다름없이 아침에 출근을 했어. 그 당시 나는 알바를 하고 있었어. 정확히 말하자면 재계발 구역에서 철거를 하는 일이었어. 근데 그 동네가 전능동인가? 전릉동인가?
하는 동네였는데, 처음에 이 동네와서 의아했던게 하나 있었어.

동네에보면 우스갯소리로 한집 건너 한집 꼴로 중국집 아니면 치킨집이 있다고 말하잖아. 그만큼 많다는 소리인데, 이 동네가 특이한게 한집 건너 한집 꼴로 집에다가 무슨 대나무 죽대라고 해야하나? 엄청 긴 죽대가 박혀져 있고 그 윗부분 끝에 깃발이 메달려 있어. 바람에 펄럭이는 그 깃발을 보면 한 눈에 봐도 썩 그리 기분이 좋지 않을꺼야.

나중에 사장한테 물어보니까 원래 이 동네 터가 기운이 쎄서 무당들이 모여 사는 곳이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그때부터 인지하고 철거할 때마다 둘러보니까 정말 그런 점집이라고 해야하나? 그런게 엄청 많더라고..

재계발 구역이라는데, 몇년도 몇월 몇일까지 철거를 해야하니까, 그 전에 주민들에게 이사를 갈 일정한 말미의 시간의 주고, 주민들이 떠나간 그 집들을 내가 철거하는게 바로 내 일이었어. 근데 일부 형편이 좋지 않거나 이사갈 집을 못 구한 사람들은 적지않게 그 동네에서 머물고 있었어.

철거촌이다보니까 저녁때 퇴근할 때보면 저녁인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불 켜진 집을 보기가 힘들정도로 을씨년스러워. 퇴근할 때 정말 가끔씩 무서울 때도 많았어. 철거 일이 워낙 몸으로 하는 일이고 해서. 낮에는 덥고 하니까 새벽에 일찍 일을 가서 저녁에 해지기전에 일찍 끝마치는게 정석이거든.

그 날도 여느때와 다름없이 새벽에 자전거를 타고 출근을 하고 있었어(그 때 당시 우리가 살던 집이랑 한 대여섯 정거장 차이가 나서 운동도 할 겸 자전거를 타고 다녔어) 새벽인데 가끔가다가 동네에 안개가 낄 때가 있어. 그래서 그때마다 종종 사장이 해준 말이 사실이구나. 정말 내가 봐도 동네 터가 뭔가 이상하게 느껴지더라고.

새벽에 안개를 해치고 자전거를 타고 가는데, 저 앞에서 진짜 하루에도 수십번 스쳐지나갈 법한 평범한 차림의 사람이 마주오더라고. 그 때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무의식적으로 쳐다 봤었어. 그 사람은 나를 쳐다보지 않고 스쳐지나갔어.

처음에는 몰랐어. 그렇게 자전거를 타고 일터로 계속 가는데, 어디선가 본듯한 낯이 익더라고.. 누구지 누구지 계속 생각을 해봐도 모르겠는거야. 그러다가 점심 먹고 낮에 한숨 자는데 씨발... 꿈 속에서 그 친구녀석이 나오는거야. 씨발 번쩍하고 잠이 깨서 일어났지.

오늘 새벽에 만났던 녀석은 바로 10년 전에 마지막으로 봤던 바로 그 친구였었어...

 

 

 

 

 

 

 

 

 

 

 

 

2화

 

분명히 그 친구가 맞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그 친구를 다시 만나서 직접 애기를 해보지 않는 이상 그 친구가 맞다는 보장도 없잖아.

다음 날 출근 할 때도 혹시나 다시 마주치지 않을까 싶었지만 그 뒤로 못 봤어. 그렇게 계속 여느때와 다름없이 출근하고 철거일하고 퇴근하고 집에와서 씻고 맥주한잔하면서 영화보고 자는게 내 하루 생활패턴이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쯤은 만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했었지만 진짜 그 뒤로 못 봤어.

그렇게 얼추 한달정도의 시간이 흘렀어. 그러다보니까 손에 제법 일도 익혔고, 새로 들어온 나보다 어린 애들도 있고 해서 나름 고참 아닌 고참이 되었어. 일이 워낙 많고 바쁘다보니까, 사장이 입버릇처럼 하던 말 중에 하나가 니 주변에 노는 친구 없나 있으면 좀 데리고 와서 일 좀 시켜라 였었어.


나중에는 사장한테 제법 신임도 얻고(신임이랄 것도 없는게, 일이 워낙 고되서 사람들이 부수지기로 연락도 없이 일 안나오는게 태반이었어 근데 개중에 나만 정말 몸이 힘들거나 아프면 하루 전날 미리 연락드려서 다음 날 쉬고 그랬는데, 그런 점이 사장이 마음에 들었나봐.

그러다보니까 나중에는 출근하면 그 날 하루 철거 구역을 그 동네 지도 보여주면서 설명하면서 체크해줘. 오늘은 무조건 이 구역까지는 철거해놓아야 한다. 철거 다하면 삼겹살 회식한다 뭐 이런 식이었어. 팀이라고 하기에도 웃기지만 우리팀은 나 포함해서 5명이었거든.

사람들이 살다가 나간 집 열쇠로 열고 들어가서 고철로 될만한 것들은 모조리 순식간에 다 뜯고 부셔서라도 가지고 나오는게 내가 하는 일의 정확한 목적이었어. 그런데 간혹가다가 꼭 애먹는 일이 생기는데, 그게 뭐냐면 아침에 분명히 철거한다고 해서 그 집에 원래 살던 사람이 살다가 나갈 때 우리측에게다가 열쇠를 주고 가거든.

그런데 문제는 그 열쇠로도 집 문이 안 열릴 때가 있어. 재계발 구역이다보니까 당연히 집들은 노후되고 낡다보니까 그 문 열 때 집 주인만이 아는 그 특유의 리듬감? 혹은 손잡이 부분을 살짝 든 후에 열쇠로 문을 연다던가 이런 노하우를 알리가 없는 우리들은 처음에 열쇠로 열어보고 안되면 그냥 바로 무식하게 오함마나 빠루로 문 부시던가 제껴서 열어버리거든

그 날도 그렇게 문 부시고 들어가서 일사분란하게 각자 흩어져서 방문 다 열고 고철 될만한 것들을 다 부시고 찾고 있었어. 그런데 새로 들어온 애들중에 하나가 구석진 방으로 맡았거든. 보통 처음 온 애들은 일도 할 줄 모르고 손 발이 느려서 가장 작은 방을 맡도록 하거든 나름 배려아닌 배려인데, 이 새끼가 들어간지 한 참이 됬는데도 나올 생각을 안해. 그래서 이 새끼가 농땡이 치나하고 확인할 겸 그 방으로 향하는데 갑자기 이 새끼가 꽉 소리를 쳐 지르면서 그 방에서 뛰쳐나오더라.

정말 대낮인데도, 워낙 철거구역이고 사람이 없다보니까 나도 모르게 살짝 식겁했지. 다른 방에 있던 사람들도 뭔 일이냐고 다들 우르르 왔었어. 다른 사람들은 혹시라도 일하다가 다쳐서 그런 줄 알고 놀랐더라고. 왜그러냐니까 이 새끼 되지는 않는 소리를 하는거야 . 저 방에 사람이 있다는거야. 그래서 뭔 개소리냐고 사람들이 다 빠진 이 집에 누가 있냐고 그랬지. 그리고 방 문이 열린 그 방으로 들어가는데 한 사람이 있더라. 처음에 진짜 개쫄아서 머리가 쭈뼛쭈뼛 서는 기분이었어. 팔뚝에 닭살 돋는 그 차가운 느낌 알지?

식겁하서 놀란 마음 가다듬고 자세히 보니까 노숙자였던거야. 재계발 구역에 전에 거주하던 많은 사람들이 일순간에 빠져나가다보니까 오갈데 없는 노숙자들이 종종 이런 식으로 빈집에 들어와서 기거하는 적이 있어.

일하는 사람들이랑 다들 잠시나마 놀랐었지 그리고 노숙자 내쫒고 다시 일을 했었어.그렇게 노숙자를 내쫒아내고 그 집만 마무리 지으면, 그 날 하루 일 끝나는거였어. 빨리 끝내서 삼겹살에 소주 한잔 하면서 제대로 먹자고 다들 들떴어.

내 위로 나보다 서너살 많았던 형이 있어서 그 형이 왕고였어. 그 왕고형과 신참이 큰방을 맡았고, 내가 방금 전에 노숙자가 있던 방을 맡아서 작업하기로 했었어..

철거하다보면 가끔 희안한 방들이 있어. 문을 열어 들어가면 방금이라도 사람이 살았던 것처럼 왠만한 살림살이나 가구 침대 이런거 다 버리고 가는 집들이 종종 있거든.
그런 방에 들어갈 때면 참 기분이 희안하더라고... 얼마 전까지 누가 살던 집을 이렇게 안전화 신고 쳐들어와서 집 세간살이를 부실때 그 언밸런스한 그 기분은 겪어보지 않으면 잘 모를꺼야.

그 방도 내가 말한 그런 방이었어. 방에 뭐 고철할만한 것들 있나 뒤져보는데, 방 구석에
우리가 초등학교 때 많이 쓰던 그런 낡은 책상이 하니 있더라고 형광등 달려서 불 들어오는 그런 책상이었어. 책상 책꽂이에 전에 살던 사람이 쓰다가 버리고 간 책들이 있어서 한번 뒤져봤지. 정확히 말하자면 이런 식으로 세간살이 뒤졌다가 금반지나 혹은 편지봉투에서 들어 있는 돈 혹은 장판 밑에서 돈 찾은 사람들이 꽤 있었어. 그래서 우리는 그걸 암묵적으로 보너스라고 불렀었어.

그래서  본격적으로 고철을 부시고 뜯고 하기전에 재빠르게 방에 들어가서 세간살이부터 한번 흩고 일했었어. 그래서 평소처럼 그렇게 책 끝부분 잡고 책들 사이에서 혹사리도 뭐가 빠져나올까봐 털어봤는데 아무것도 없더라. 기대한 내가 바보지 뭐

근데 구석에 있는 파란색 세무재질이라고 해야하나? 그 전형적인 초중고졸업식 할때 받는 졸업앨범 재질로 된 책이 눈에 띄더라. 그 책을 바로잡아서 정면을 봤더니 ㅅㅂ 내가 나온 초등학교 앨범이더라... 뭐지 이거? 순간 식겁해서  앨범을 넘기는데 틀릴리가 없더라. 어릴 때 같이 뛰놀던 낯익은 친구들의 사진들이 보이는거야.  내가 6학년 1반 이었거든. 우리반 담임이 날 많이 싫어했었어. 그래서 나랑 사이가 안좋았었는데... 오랫만에 담임 사진 보니까 괜시리 반갑더라. 그리고나서 내 사진 무심결에 찾았는데 내 사진을 누가 칼로 도려냈더라고.... 빈 공간 밑에 덩그러니 내 이름이 있는데 기분 참... 뭐라고 설명이 안되더라.

그 때 문득 그 친구가 생각나서 그 친구 8반으로 넘어가서 그 친구 사진을 찾아봤지만 그 친구 사진도 도려져있어....이 때부터 닭살이 또 돋아... 책상 다 뒤져보니까 그 친구 이름이 적힌 책을 발견했어. 책 옆면에다가 혹시라도 책 잃어버릴까 봐 자기 이름 적어놓잖아. 분명히 그 친구 이름이 맞아. 그렇다면 이 집에 살던게 이 친구라는 소리인데... 왜 자기랑 내 사진을 칼로 오려낸걸까....

오래전 그 날밤 기이한 일을 겪고나서 내가 겁을 먹고서 거리를 둔 것에 대한 미움인걸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 이유 밖에는 없는 것 같더라. 다른 추측은 할 것도 하지도 못했어.
그냥 하루종일 찝찝하더라. 무슨 질긴 인연이길래, 내 꿈속에 나오고, 이렇게나마 왜 조우하게 된 것일까 정말 모르겠더라.

그 날 일 마치고 사장이 약속대로 회식 시켜줬고, 술 진탕 먹었지. 사장이 회식날 하는 의례적인 말을 또 하더라 내 일 술먹고 일 안나오면 안된다. 다들 알겠습니다 하지만 다음 날 일하는데 지장이 갈정도로 다들 술을 엄청 마셨지. 그렇게 잔뜩 먹고 집에가서 씻지도 못하고 뻣어서 잤어.

다음날 새벽에 알람소리에 깨어났는데, 진짜 온몸이 다 쑤시더라. 뼈마디가 육체적 노동에 의해서 울부짖는것 같더라. 당일날 새벽에 일 못나가겠다고 전화해본적은 처음이었는데, 정말 너무 피곤해서 차마 일을 못 나가겠더라고... 그래서 염치불구하고 사장한테 전화했더니. 안 그래도 어제 회식한 녀석들 죄다 안나온다고 이미 전화했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너까지 안나오면 진짜 안된다고 너라도 꼭 나와야 한다고 사정을 하더라.

그래서 뭐 어쩌겠어.. 알겠다고 전화 끝고 평소때와 다름없이 자전거를 타고 가려고 했지만
그날은 정말 너무 피곤해서 택시타고 처음으로 출근을 했어. 미터기가 올라가면서 오늘 받는 일당에서 택시비를 제외하면 얼마를 버는가 이런 잡생각을 하다보니까 금새 도착하더라.

도착해서 사장이랑 해장국 한그릇 먹고 일 시작하려고 보니까 어제 회식으로 대부분 사람들 전멸해서 일 나온 사람들도 몇 명 없더라. 일 할려고 작업복 입고 연장 챙겨서 나가는데 추적추적 비까지 내리는거야.

주로 일을 빈집에서 하지만 일 끝나고 빈집에서 빈집으로 이동할 경우에는 거리가 가깝다보니까 주로 걸어서 다니거든. 그렇게 첫 집 작업을 끝내고 (우리들 끼리 전문용어로 한 집 털었다고 했었어) 다른 집 털러 가는데, 한 집 털면 땀으로 온 몸이 범벅이 되거든. 거기에다가 먼지까지 잔뜩 뭍었는데,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는거 맞고 있으니까 온 몸이 껍껍? 찝찝하더라.  그렇게 다음 집 털러 가는데...

 

 

 

 

 

 

 

 

 

3화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그렇게 맞고서 다른 집을 털러가는데, 이 집이 전형적인 옛날 집이야. 대문 열고 들어가면 조그만한 앞마당 하나 있고, 주인집으로 향하는 조그만한 경사의 계단이있고, 그 바로 아래에는 반지하 집으로 향하는 대문이 있는 그런 집이야.

나까지 포함해서 3명이었는데, 노숙자보고 식겁했던 그 신참에다가, 내가 전에 말한 그 왕고형이었어. 신참 어리버리한게 내가 데리고 다녀봤자 걸림돌만 될 것 같고 해서
오늘 비도 오는데 사장한테 말 잘해봐서 오늘 일찍 시마이 하자고 왕고형한테 말했지
대답없이 씽긋 웃더라. 형님이 신참 데리고 2층집 털고 내가 혼자서 지하실집 후딱 턴다고 말하고 그렇게 헤어졌어.....

반지하집은 문이라고 하기에도 초라한 그 옛날 알류미늄 샷시라고 해야하나?? 그런 재질로 된 문이였어. 열쇠 찾기도 귀찮아서 어차피 발에 안전화도 신었겠다 있는 힘껏 발로 제껴버렸지. 할리우드 전쟁영화의 주인공처럼 단박에 문이 확 제껴지는데, 아마 여자가 봤더라면 뻑갔을꺼야.

반지하에 들어섰는데, 이상한 냄새가 나더라고.... 이 냄새가 뭐냐면 초냄새 알지?
나도 어릴 때 할머니랑 같이 살아서 아는데, 집에서 생선같은거 굽고 하면 초 태우면 냄새가 빨리 사라진다나? 그래서 할머니가 종종 초를 태웠던 기억이 있어서 그 냄새를 정확히 알았어

근데 단순히 한두개의 초 냄새가 아닌거야. 반지하라 그런지 환풍도 안되서 그런지 초냄새가 가득 차있었어. 그때 머리속을 스치는게, 전에 살던 세입자들 다 나가버리면 전력공사인가? 그런데다가 말해서 전기랑 가스, 수도 뭐 이렇게 다 잠그고 끊거든. 그래서 든 생각이 빈집에 전기도 안들어오고 어둡고 하니까 노숙자 새끼가 저녁에 양초 피웠구나 싶더라고..

혹시라 또 ㅅ ㅍ 노숙자 새끼 어디 숨어 있는건 아닌가 지레 겁먹고 반지하가 워낙 어둑컴컴하다보니까 반지하에 있는 창문이라는 창문은 활짝 다 제껴서 빛이 들어오게 만들었어. 다행히 노숙자는 없더라. 근데 문제는... 빛이 들어와서 처음으로 제대로 그 반지하 집을 보게 되었는데, 집 구석구석에 초를 태운 흔적이 정말 많은거야. 어떻게 아냐면 그 초가 타면서 촛농이 녹고 그 촛농들이 밑으로 흘러 내리잖아.

그러다보면 고대 중세 영화같은거 보면 촛대 밑에 촛농들이 엄청 쌓여있는거 아마 한두번쯤은 봤을꺼야 그런 것처럼 바닥에 누가 초를 태웠던 흔적이 한 눈에봐도 눈에 띄일 정도였어. 아무리 반지하가 환풍이 안된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냄새가 나는거 보니까 불과 하루이틀전만해도 분명히 누군가가 초를 태운거 같더라고... 빛이 들어오고 그 빛에 눈이 익숙해지다보니까 반지하가 정확히 내 시야에 다 들어왔어.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바로 정면으로 보이는 안방 비스무리한 방이 하나 있는데, 거기 들어가보니까 구라 좀 더 보태서 무슨 중세유럽시대에서 마녀들이 저주 걸 때처럼 초를 태운 흔적이 있더라. 그러면서 아 진짜 이 동네는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살았었나 싶더라. 그리고 그 방을 나갈려고 뒤돌아 서는데 진짜 거짓말 조금 보태서 오른손에 들고있던 大 대짜 빠루를 놓칠 뻔 했어.

그 방 벽면에 내가 전날 초등학교 앨범에서 내 사진이 칼같은거에 의해서 도려졌다고 했었잖아.그 도려진내 초등학교때 사진이 벽면에 붙어 있는거야....그리고 그 친구의 사진도 함께... 붙어 있더라.... 더불어서 내가 알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의 증명사진들도 붙여 있었어...

내 기억이 맞다면 대략 7~8명 정도의 사진이었는데 아무리 봐도 누구인지를 모르겠어. 친구를 제외하고는 단 한 명도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맞을꺼야.

나이 먹은 여자, 나이 먹는 남자 내 또래로 보이는 여자아이, 할머니로 보이는 여자, 삼촌으로 보이는 남자의 사진들...


도대체 누구일까? 도대체 친구랑 무슨 사이일까? 내가 정말로 모르는 사람들일까?
우리들은 도대체 무슨 관계일까??

 

 

 

 

 

 

 

 

 

 

 

 

 

 

 

 

 

 

 

 

 

 

 

 

 

 

 

 

 

 

 

 

 

 

 

 

 

4화

 

대략 나이와 인상으로 보면 꼭 마치 가족 사진 같더라고.... 왜 내가 가족같이 느꼈는지조차 불분명해 내가 그런 생각을 했다는거 자체가 ㅅㅂ 기분이 순간 드럽고 혐오스럽다고 해야하나.. 그러면서 뭔가 미지의 대상과 내가 알지 못하는 초자연적인 이런 상황에 나 혼자 덩그러니 놓여져있다는 불안감과 공포에 나도 모르게 그 집에서 뛰쳐나왔어.  마침 2층집 털고 나오던 왕고형이랑 신참형이랑 만났지.

그렇게 비를 추적추적 맞으면서 담배 한대 피웠어. 내 표정이 안좋으니까 그 왕고형이 무슨 일있냐고 계속 물어보더라 나는 지금까지의 이런 상황에 대해서 말하자니, 너무 길고, 그렇다고 있는 그대로 이야기해봤자 믿을 것 같지도 않았어. 그래서 전날 과음해서 많이 피곤한 것 같다고 둘러댔지.

그렇게 그 집을 나와고 다른 집을 털러 가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 집 벽에다가 내 사진을 붙혀놓고 간다는게 더 꺼림칙 한거야. 그래서 왕고형과 신참을 두고서 혼자서 그 집으로 뛰어갔어....

 

그 집을 향해서 달려갔고, 그 집 문을 통해서 마당에 들어섰어. 그 때 왕고형의 목소리가 들리더라. 어디가냐고.... 다른 때 같았으면 뒤 한 번 돌아봤거나.. 대답이라도 해줬을텐데...
그 때의 기억을 더듬어보자면 그 때 이미 난 반쯤 정신이 나갔었던거 같았어. 다만 그 때의 나만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 같아. 분명히 나올 때 문을 활짝 열어놓고 왔었는데, 집 문이 닫혀져 있더라...

반지하 안쪽의 창문을 다 열어놔서, 그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의해서 문이 닫혀진걸까... 아니면 이 안에 다른 누군가가 있는 것일까... 왠지 저 집으로 들어가면 그 오래전 못봤던 내친구가 있을것만 같고, 그 친구가 말하길 나를 오래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다는둥, 이렇게 다시 만날 줄 알았다는 둥 막 이렇게 말할 것 같은거야.. 진짜 별 오만가지 잡생각이 다 들더라....

겁이 나서 담배 한대를 다시 꺼내물고 피면서 한참을 생각했어.. 들어가지 말까? 들어가면 왠지 안될 것만 같고,, 이 문으로 들어가면 왠지 모를 후회를 평생할 것만 같고...
다시는 못 돌아올 것만 같고..... 을씨년스럽게 비는 추적추적 내리지.... 대낮인데도 저녁처럼 날씨는 어둡지...


그 때 예전에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읽었는데, 인상적인 대목이 있어서 내가 기억하던 구절이 있었어. 그게 갑자기 생각나더라..


법정스님이 강원도 산골 깊숙한 곳에 있는 초갓집에 사는데, 이 집은 오래전에 농민들이 버리고 간 집이었어. 그 집을 고쳐서 그곳에서 기거를 하시는거였어. 그 때도 워낙 유명하실 때여서 많은 곳에서 강연을 부탁 드린다는 청을 받으셨었어. 거절도 하루이틀... 정말 자신이 필요한 곳만큼은 그래도 가셔서 좋은 말씀을 사람들에게 알리곤 하셨다는거야.
근데 주로 강연하는 곳이 서울이다보니까.. 서울에서 강연을 끝마치고 고속버스를 타고 강원도에 도착하면 대부분이 늦은 저녁이라는거야..

늦은 저녁에 강원도 산골을 걷자니 별 생각이 다 들더라는거야... 법정스님 또한 보통의 사람들처럼 겁을 먹으신거야. 이러다가 행여라도 귀신이 나오는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시다보니까 온몸에 식은땀이 다 났었데.
그러다가 문득 깨달은 것이... 이 모든 두렵고 나쁜 생각들은 내 스스로가 만들어내는 것이다 라는 것을 느끼신거야.. 그래서 그 뒤로부터는 서울에서 요청한 강연을 끝마치고 늦은 밤 귀가를 하시더라도 일절 무서움을 느끼지 않았다는 뭐 이런 내용이었어.

신통방통하게 갑자기 이 생각이 나더라고... 이 생각이 하고난 뒤부터 내가 언제부터 겁을 먹었었지? 싶을정도로 오히려 대범하다고 해야할까??  정확히 말하자면 초연해진것 같아.

들어갈 때와는 달리 손을 이용해서 문을 열고 그 집으로 그렇게 들어갔어.
혹시라도 누가 있을까봐 경계하면서 한발씩 내딛는데, 그 짧은 거리가 무슨 몇시간처럼 멀게만 느껴지더라. 결국에 그 방에 도착했고, 주변을 둘러봤지만 아무도 없었고, 벽에 붙힌 그 사진들은 그대로 있었어 그렇게 벽에 붙힌 내 사진을 뜯어내고, 그 중에서 유일하게 내가 아는 내 친구의 사진을 그대로 두자니 뭔가 찝찝하더라고.... 나머지 사람들은 정말 맹세코 내 기억에 존재하지도 않는 사람들이어서 괜찮았지만..

오랫만에 이렇게나마 재회한 친구의 사진을 그런 곳에다가 두고 가자니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미안한 마음이 들더라고... 근데 반대로 그 사진을 가지고 가자니 뭔가 두렵고...

이 집에 들어오기 전의 그 두려움때문에 망설였다면... 이번에는 다른 이유로 그 집에서 못 나가고 망설였어.. 친구의 사진을 가지고 올 것인가... 그대로 두고 갈 것인가... 어릴 때의 그 모습 그대로 활짝 웃고있는 나의 사진과 내 친구의 사진...... 정말 내 국민학교 시절의 모든 추억의 대다수를 함께했던 그 친구....

그렇게 벽을 보면서 한참을 바라보고나서야 그 때 깨달은거야..........
내사진을 뜯어낸 그 벽면에 뭐라고 적혀 있는걸 발견했어...

 

 

 

 

 

 

 

 

 

 

 

 

 

 

 

 

 

 

 

 

 

 

 

 

 

 

5화

 

내 사진을 뜯어낸 벽면에 뭐라고 적혀있는거야. 방이 어두웠기 때문에 내가 서 있는 그 자리에서는 보이질 않았어. 다만 뭐 우리가 살면서 흔하게 보던... 벽면에 두서없이 적혀있던 의미없는 말들이 대부분인  그런 낙서들처럼 무언가가 적혀 있었어.

그 벽에 다가가서 허리를 숙이고 봤지.. 내 사진을 뜯어낸 벽 뒷면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어...

"내 친구"

딱 이 말뿐이었어. 혹시나 싶어서 다른 벽면을 비롯해서 샅샅이 눈을 부릅뜨고 둘러봤지만 다른 어떤 말조차도 적혀 있지 않았어. 찾는걸 포기할 때쯤 나도 모르게 그 사이에 내 마음의 결정이 내려진 것 같았어. 더 이상의 망설임도 없이b내 친구의 사진을 뜯어냈어. 혹시라도 사진이 찢어질까봐 조심스럽게 사진을 뜯어냈지.

그 때 내 친구의 사진 뒤에 내사진의 뒷면처럼 무언가가 적혀 있더라...

"천하장사"

그 때 내가 있던 그 반지하의 문이... 오래된 알류미늄 재질의 문이 닫힐 때 나는 그 특유의 끼기기기긱 거리는 소리가 나면서 엄청난 소리가 나면서 문이 거쎄게 닫혔어. 문득 정신이 든 나는 뒤들 돌아봤어... ㅅㅍ 이때는 진짜 오금이 다 저렸어. 비를 맞아서 그 특유의 껍껍함? 전날의 숙취와 육체적 노동에 의한 온 몸이 쑤시는 그런게 말끔히 다 사라졌어..

뭐지? 누가 들어온 건가... 그 때 그 안 방 방문에다가 걸쳐놓은 대짜 빠루를 자연스럽게 집었어. 오히려 평소때 일할 때보다 있는 힘껏 쥐었던 것 같아. 일할 때 빠루를 드는 그런 자세가 아니라, 무언가로부터 나를 지킬려는 그런 자세로 빠루를 들었어..
그렇게 전방을 주시하고 있는데, 방금 전에 닫혔던 그 알류미늄 문에 있는 유리창에 금가는 소리가 나면서 유리창이 부셔졌고 유리 파편들은 바닥으로 떨어졌어..

방금전 바람에 의해서 문이 세게 닫힌거고...그 충격으로 인해서 유리창문에 금이가서 부셔진거라고 믿는 편이 그 상황에서는 최선의 믿음이었던 것 같아. 내가 있는 곳이 반지하다보니까 유리창 너머로 내가 방금 전에 들어왔던 그 집 대문의 정확히 아랫부분... 밑으로 절반이 보이더라. 그 바로 코앞...  몇 걸음을 내달리면 나는 보통 사람들이 사는 이 세계로 다시 돌아갈 수 있지만 무언가에 의해서 나는 겁을 먹고 그 자세에 선채로 굳게 빠루를 잡고 있었어..

그 때 내 이름... 강XX을 누가 부르더라.... 이 안에 누군가 있구나.. 누군가가 들어왔던거였구나... 정신이 번쩍 들면서 대답조차 하지 못한 채 보이지 않는 그 누군가와 어둠속에서 대치를 하고 있었어.. 신경이 곤두선다라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처음으로 알게 되었어. 그 때 반지하의 안이 아니라 이 반지에서 이 집의 대문쪽에서 사람의 하체가 보였고 내가 있는 곳으로 걸어왔어.. 순간의 망설임도 잠시...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말도 안되는 괴성과 내가 태어나서 듣고 뱉었던 모든 욕들을 진짜 미친놈처럼 내뱉으면서 알류미늄 문으로 뛰쳐나갔어.

문 너머의 그 누군가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 그 찰나 빠루로 있는 힘껏 내려 찍으려고 보니까 밖에서 나를 기다리던 그 왕고형이었던거야.. 왕고형은 왕고형대로 정말 개식겁해서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버렸어. 그러면서 너 이 새끼 도대체 왜 그러냐면서 개쌍욕을 했었어

그러면서 말하기를 방금 전에 내가 무언가에 홀린듯, 자기가 부르는데도 대꾸 한마디 없이 이 반지하로 가길래.. 뭘 두고 왔나 싶어서 밖에서 나를 그렇게 한참이나 기다렸는데 내가 도통 오질 않아 걱정이 되서 나를 찾으러 왔다는거야...

도대체 너 오늘 왜 그러냐면서 나를 다그치더라고... 그래서 그냥 형 오는걸 알고 내가 일부러 놀래켜줄라고 장난친거야 라고 어색한 가짜 웃음을 지어면서 말했어. 왕고형은 장난도 칠 장난이 있는거지 하면서 그 성격 좋던 왕고형이 화를 내더라고.. 내가 계속 미안하다고 해서 나를 위해서 금새 화를 풀어줬어. 지금은 만나지 않지만 정말 성격 좋은 형이었던 것 같아..


본론으로 돌아와서 그 내 친구의 사진 벽 뒷면에 적힌 그 천사장사라는 단어는...  내 친구의 어릴적 별명이었어... 이 친구가 어릴 때부터 유독 동물들을 좋아했었어. 햄스터도 기르고, 강아지도 기르고 그러다가 어느 날인가 무더운 한여름이었던걸로 기억해.. 배는 고픈데, 빨리 먹고 나가서 친구들이랑 놀고 싶어서 최대한 밥을 빨리 먹으려고 시원한 보리차에다가 흰쌀밥을 말아서 김치 그리고 멸치를 고추장에 찍어서 미친듯이 먹고 있었거든..

할머니랑 엄마는 공부를 저렇게 했으면 서울대를 갔을꺼라고... 누구를 닮아서 그렇게 공부를 안하냐고 잔소리를 듣고 있었어.. 그 때 이 친구가 헐레벌떡 가쁜 숨을 내쉬면서 우리집으로 찾아왔어. 집 안에 할머니와 엄마가 있는거를 보더니 인사를 하더라고. 그리고 여느때와 우리 가족을 달리 경계를 하는 것 같았어. 무언가 혼자만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듯한 그 묘한 미소. 왼쪽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서 실룩실룩 거리면서 웃으면 내가 다가오더니. 나즈막히 말하더라.

"비밀을 지킬 수 있냐고...".

내가 뭐냐고 물어봤지만 말없이 웃기만 할 뿐이었어. 뭔지 알아야 비밀을 지킬꺼 아니냐고 재차 물어봤지만 끝끝내 안가르켜 주더라...


그러면서 하는 말이 비밀을 지키겠다고 먼저 약속부터 하라고 나한테 말했어. 대답을 안해주는 친구에게 지친 나는 결국 대수롭지 않다는듯이 그러겠다고,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했어. 그러자 친구가  내 귀에다가 대고 나즈막히 말했어.

"신기한거를 발견했어..."

"나랑 지금 가자, 너만 보여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