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정부 '北 인권 보고서' 비공개 전환 검토 …
좌파 정부만 되면 '김정은 눈치보기'
- 조문정 기자
- 뉴대일리 2025-07-08
北 인권보고서 공개 여부 놓고 논란 확산
사회권 앞세워 자유권 침해 논란 제기
공산주의권 인권 담론 닮아간다는 지적
"자유권 배제하면 인권 보장 어렵다"
"北 인권, 투명한 공개가 변화 이끌어"

▲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민석 신임 총리와 오찬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이재명 정부는 전임 윤석열 정부가 최초로 공개한 북한인권보고서를 다시 비공개로 전환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 그러나 이러한 북한 인권 접근법은 공산·사회주의권 인권 담론과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북한, 중국, 베트남, 쿠바 등은 오랜 기간 인권 담론에서 경제·사회적 권리(생존권, 교육·의료 등 사회권)를 강조하면서 - 표현의 자유나 정치적 참여와 같은 시민·정치적 권리(자유권)의 제한을 정당화해 왔다.
- 그러나 1993년 비엔나 선언이 "모든 인권은 보편성, 불가분성, 상호의존성과 상호 관련성을 갖는다"고 천명했듯,
- 사회권만 충족되고 자유권이 결여되면 진정한 인권으로 볼 수 없다. 자유권이 보장되지 않으면 정부가 제공한다고
- 주장하는 사회권이 실제로 보장되는지 진실성과 이행 여부를 검증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는 북한이 조직적이면서 광범위한 반인도 범죄를 자행했다고 결론짓고, - 표현의 자유, 이동의 자유, 공정한 재판 등 거의 모든 자유권이 체계적으로 부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미국 국무부와 국제인권단체들도 북한을 세계 최악의 인권탄압국으로 규정, 북한의 사회권 주장을 거짓된 선전으로 평가하고 있다.
◆'인권변호사' 이재명의 자유권 외면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6일 "올해 북한인권보고서의 공개 발간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현재 보고서 초안이 나와 북한인권기록센터에서 내부 검토를 하고 있고, 외부 감수를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통일부의 태세 전환 배경은 지난 3일 '취임 한 달 기자회견'에서 북한 인권에 관한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에서 찾아볼 수 있다. - 이 대통령은 북한 인권에 대한 외신 기자의 질문에 대해 "사실 매우 복잡하다. 대한민국 국내의 인권 문제도 잘 해결해야 한다"며
- "북한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인도적 지원이 북한의 인권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이 발언은 과거 대통령이 '인권변호사'로서 강조해 온 정체성과 모순된다는 평가를 낳았다. - 이 대통령은 2006년, 2008년, 2010년, 2014년, 2018년 선거 공보물 등에서 여러 차례 스스로를 '인권변호사'로 지칭하며
- 인권변호사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부각해 왔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선거에 처음 출마한 2006년 공약집 경력란에 '성남 인권변호사' 출신, - 2010년 성남시장 선거 당시 거리연설에서도 "인권변호사로서 약자의 편에 선 정의를 실천해왔다"라고 강조했다.
- 성남시장 재선에 도전한 2014년 공보물에는 "인권변호사 이재명이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겠다",
- 2021~2022년 제20대 대선 과정에서는 "제가 인권변호사로 일하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약자를 위한 정치를 하고자 한다"면서
- "노무현 대통령을 보고 인권변호사가 됐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처럼 이 대통령의 인권 담론은 북한 인권의 자유권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하는 데 소극적이던 김대중·노무현·문재인 - 정부의 기조와 맞닿아 있다.
- 이들 정부는 남북 화해 분위기 유지를 이유로 북한의 자유권 문제는 주로 간접적으로 다뤘고,
- 2006년 유엔 총회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에서도 '남북관계 특수성'을 이유로 기권하는 등 북한 자유권에 대한
- 공식적 언급을 회피해 왔다.

▲ 이재명 대통령의 2006년 성남시장 후보 시절 선거 공보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北 당국의 '우리식 인권' … 기반은 마르크스-레닌주의적 국가관
북한 당국은 인권 문제를 다룰 때 서구식 '개인 중심 인권'을 거부하고 '우리식 인권' 개념을 내세워 왔다.- 북한은 헌법상으로 언론·집회·신앙의 자유 등을 명목상 보장하지만 동시에 '국가와 인민의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고 명시함으로써 사실상 모든 자유권을 국가 권력의 통제 아래 두고 있다.
조선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1995년 '참다운 인권을 옹호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북한 인권에 대해 - "사회주의 인권은 사회주의를 반대하는 적대분자들과 인민의 이익을 침해하는 불순분자들에게까지 자유와 권리를 주는
- 초계급적 인권이 아니다"라고 천명했다.
- 즉, 북한 체제를 반대하는 개인에게는 자유권을 부여하지 않고, 인권도 계급성을 가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로 북한은 표현·집회·결사의 자유 등 자유권 가치를 '체제 안전을 위협하는 부르주아적 도구'로 폄하하고, - 식량·주택·의료 등 기본 생활 보장을 진정한 인권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북한의 사회권 성과는 자유권이 보장되지 않아 외부 독립적 검증이 어렵다는 근본적인 모순이 있다. - 실제로 만성적인 식량난과 의료 물자 부족으로 주민들의 생존권마저 심각히 침해되고 있다는 탈북자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공산·사회주의 국가 인권 담론의 핵심은 사회주의 체제가 경제적 평등과 기본 생활 보장을 달성해야 인권이 실현된다는 - '집단적 복지 우선' 논리이며, 그 철학적 기반은 마르크스·레닌주의적 국가관이다.
마르크스-레닌주의는 국가를 계급투쟁의 도구로 간주하고,- 공산당이 지배하는 국가가 집단적 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유일한 정당한 권위라고 본다.
- 이 관점에서 국가는 경제·사회적 복지(사회권)를 제공함으로써 인민의 권리를 보장하는 주체이며,
- 이를 방해하는 개인의 자유권(정치적 반대, 표현의 자유 등)은 국가의 집단적 목표 달성을 위해 제한하거나
- 억압할 수 있다고 정당화한다.
즉, 마르크스-레닌주의적 국가관이 철학·이념적 기초가 되고, - 이로부터 집단적 복지 우선 논리가 도출돼 개인의 자유권 제한을 정당화하는 논리적 구조를 형성하는 것이다.
- 공산주의 국가들은 일찍이 사회주의 진영과 자본주의 진영 간 인권 논쟁에서 사회권과 자유권의 위계화를 시도했다.
- 구 소련 등 사회주의 진영은 '굶주린 자에게 투표권보다 빵이 중요하다'는 구호로 생존권을 최우선 인권으로 내세웠고,
- 이 전통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공식적으로 "발전의 권리는 가장 기본적인 인권"이라고 천명했고, - 2021년 유엔에서 "인권의 핵심은 민생 개선이고, 인권 발전 경로는 나라마다 달라야 한다"면서 개발권을 강조했다.
- 베트남도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가 무엇보다 우선되는 기본 인권"이라고 언급해 경제 성장과 빈곤 퇴치를 인권 달성으로
- 간주하고 있다. 이러한 담론에서는 정치적 자유는 배부른 후에 가능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 즉, 사회권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일정 정도 자유권 제약은 불가피하거나 정당하다는 논리다.
그러나 1993년 비엔나 세계인권회의에서 국제사회가 천명한 바와 같이 인권은 보편적이고 상호의존적이므로 - 어느 한쪽 권리를 다른 권리 실현의 전제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원칙과 충돌한다.
- 이러한 국제 기준에서 볼 때 공산주의 국가들의 사회권 우선 논리는 인권의 분리 가능성과 종속 개념을 주장하는
- 이념적 특수성으로 평가된다.
- ◆공산·사회주의 국가들의 집단·계급적 인권관
공산주의 국가들의 인권 담론의 핵심은 경제적 평등과 사회적 권리(사회권)를 인권의 최우선 가치로 삼고 - 개인의 자유권을 제한할 수 있다고 보는 '집단주의적 인권관'이다.
- 이는 국가를 계급투쟁의 도구로 여기는 마르크스-레닌주의적 국가관에 근거한다. 북한, 중국, 쿠바 등은 이러한 논리를 내세워 표현·집회·결사의 자유 등 자유권을 제한하고, 반대 세력에 대한 억압을 정당화하고 있다.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에서 자유권은 부르주아 계급이 만든 형식적인 권리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 북한은 이를 "사회주의 인권은 초계급적 인권이 아니다"라고 선언했다.
- 쿠바도 혁명 반대 세력을 국민으로 간주하지 않으며 자유권 억압을 정당화한다.
결국 공산·사회주의 국가들이 내세우는 사회권 우선 논리는 특정 계급과 정권의 이익을 전체 인민의 권리로 둔갑시켜 - 개인의 기본권 침해를 정당화하는 논리적 장치라는 점에서 국제적 보편 인권과 근본적으로 충돌한다.

▲ 국내 언론이 공개한 북한 정치범 수용소. ⓒKBS 남북의 창, 2011년 5월 보도 방송 캡처
- ◆"사회권과 자유권은 분리 및 서열화 불가 … 보고서 공개해야"
이명박 정부 시절 북한인권대사를 지낸 제성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뉴데일리에 - "북한인권보고서를 다시 비공개로 전환하는 것은 결국 국민에게 '북한 인권에 대해 모르고 있어도 된다'는 잘못된
- 메시지를 줄 수 있다"며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선 북한의 인권 실태에 대한 정확한 공개와 인식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회권과 자유권은 결코 분리하거나 서열화할 수 없는 상호의존적인 권리"라며 - "사회권만을 강조하고 자유권을 경시하면 결국 인권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 자유권이 보장되지 않은 국가에서는 경제·사회적 권리도 제대로 실현되지 않는다는 것이 역사적 경험"이라고 설명했다.
제 명예교수는 또 "이러한 사회권 중심의 접근은 북한과의 대화를 성사시키기 위해 유화적이고 소극적인 전략일 수 있지만, - 지난 30년 경험에서 보듯, 북한 정권의 근본적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라며
- "사회권과 자유권을 균형 있게 다루는 원칙 있는 대북정책이 북한의 근본적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문정 기자


